침술 외길 40년, 돌아보니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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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Date
2023-10-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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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 불모지’에서 침으로 환자 치료·이웃 봉사
▶ VA 애난데일‘문한의원’문병권 원장
“침술 외길 40년, 돌아보니 뿌듯합니다”
문 원장은 선교 봉사활동을 하면서 침으로 기적같은 효과를 보게 된 많은 환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사진은 남미 선교지에서 침을 놓고 있는 모습.
“40년 동안 침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침 하나로 효과를 보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저도 그 효능이 신기할 따름이다. 조그만 바늘로 사람의 통증을 치료한다는 사실에 매료돼 40년간 침술을 배우고 익히며 오직 한길만을 걸어왔다.”
버지니아 애난데일에 위치한 ‘문한의원’의 문병권 원장은 올해로 침을 놓기 시작한지 40년이 됐다. 40년을 한 결 같이 환자를 돌보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자신 스스로 침술 공부에 소홀하지 않았다고 했다. 문 원장은 ‘침구대성’을 집필한 양계주 선생이 말을 인용해 “책을 갖고 공부함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배우고 공부하지 않으면 헛수고”라며 “항상 공부하고 배우는 자세, 환자를 대할 때는 의욕이나 상술을 앞세우지 말고, 환자와의 교감을 중시하고 신뢰감을 쌓는 것에 더 치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술 인생 40년 외길을 걸어온 문 원장을 만나 지나온 4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침술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새삼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처음으로 침을 접하게 된 계기는 1982년 운동 후유증인 신경통으로 고생할 때였다. 민간 수지침 선생님의 침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보고 침의 매력에 빠져 침술을 배우게 됐다. 보다 체계적으로 침술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994년 이민 왔다. 민간에서 배운 침술 경험을 바탕으로 침술 공부를 다시 시작해 미국에서 한의사가 됐다. 미국과 중국에서 11년 동안 한의학 공부를 했으며 대학에서 침구학을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는 보람도 느꼈다. 한때는 침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침에 전념했으며 훌륭한 많은 선생님들을 사사(師事)했다. 이제는 모든 게 다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침술의 효능과 앞으로의 전망은?
▲40년 동안 침을 놓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침술의 효능이 신기할 따름이다. 때로는 침술 치료가 기대보다 더 큰 성과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침은 기의 조절, 기의 전달로 인체의 막힌 기운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고서에 ‘침은 혈맥의 병을 다스리고 약은 장기의 병을 다스린다’고 했는데 이 말이 진심으로 와 닿는 것 같다.
20년 전 한의원을 개원했을 때만 해도 이 곳은 한의학의 불모지였다. 대체의학의 발전과 자연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미국 사회에서도 한의학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침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됐고 한약뿐만 아니라 침에 대한 효과는 한인뿐만 아니라 타인종 미국인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됐다. 현재는 환자의 40% 이상이 외국인으로 대체되고 있을 정도로 침술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침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침술의 높은 기술이 겸비된다면 앞으로 한의학 특히 침술의 전망은 아주 밝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의사로 활동하면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수년간의 선교 활동을 통해 침으로 기적 같은 효과를 보게 된 환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침 하나로 그들의 고통을 없애준다는 사실이 저에게도 큰 기쁨이었고 항상 사랑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20년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꾸준히 의료 봉사를 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봉사 활동을 이어가던 중에 대통령 봉사상도 받게 됐고 올해는 4천 시간 이상 봉사자에게 수여되는 평생봉사상(Lifetime Achievement Award)도 받았고 라티노 도시선교단체인 굿스푼 선교회로부터도 상(Good Spoon Awards)을 받았다. 저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이고 대단한 영광이며 새삼 침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다.
-환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에게 환자 한분 한분은 모두 너무나 소중한 분들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환자분들은 침 치료에 아주 큰 기대를 한다. 침 한 번에 모든 병이 다 낫기를 기대하고 침이라 하면 무엇이든 다 고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대감은 미디어의 과장된 정보 전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의사도 1에서 10까지 등급을 나눌 수 있다. 환자 스스로 내 몸을 맡겨도 되겠다 싶은 신뢰감이 느껴지는 한의사를 찾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침은 소이정(침의 개수를 적게 써서 치료하는 방법)의 원칙에 따라 정확하게 필요한 만큼 침을 놓는 한의사가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그물을 쳐 놓고 얻어 걸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이다. 또한 환자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건강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자기 몸에 대한 투자는 투자 중에서도 최고의 투자가 아닐 수 없다.
-다음 세대 한의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느덧 다음 세대를 걱정할 나이가 됐다. 감히 한 말씀드리자면 침술은 참으로 높고 깊은 학문이라는 것이다. 침술은 양방의 교정식과 다른 전수식 학문으로 일찍이 양계주 선생은 책을 갖고 공부하는 것보다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상 공부하고 배우는 자세로, 환자를 대하며 상술을 앞세우지 말고, 환자와 교감하며 신뢰감을 쌓는 한의사가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감사를 전하며 받은 만큼 갚는다는 자세로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선교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나온 40년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할 수 있을 때까지 침을 놓을 것이다.
문의 (703)675-7864
주소 4124 Village Ct. Annandale VA